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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이야기

제목gestalt(거쉬탈트)2024-07-22 22:35
작성자 Level 10

  gestalt(거쉬탈트)

 

심리학의 전문용어 가운데 거쉬탈트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는 독일어로서 '형상', '형태'를 의미하는 말로 영어의 image와 같은 내용으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이 말이 심리학자들에게 채용되면서 그 뜻이 서로 비슷한 것끼리, 관련이 많은 것끼리, 좋은 모양을 만드는 것끼리 연관 되어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이런 심리적인 요인들을 형상으로 구체화하여 심리테스트를 하는 데 이용합니다. 모호한 그림을 보여주면서 그 그림을 통해서 연관되는 생각들을 파악함으로써 상담자의 정신 및 심리적 상태를 파악하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 문학에서 유명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네"라는 단편은 유사한 것끼리 연관시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사실을 내용으로 다룬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배경에 인간의 거쉬탈트가 깔려있지요. 성구점에 가면 흑백으로 된 그림(엄격히 말하면 사진)이 있는데 눈이 녹는 모습을 사진기자가 찍었는데 그 사진에서 예수님의 형상을 발견하여 화제가 된 사진이지요. 이 사진을 처음 보는 사람은 예수님의 형상을 발견하기 쉽지 않지만 일단 발견하면 눈에 쉽게 들어오는 그런 사진입니다. 이것이 거쉬탈트를 적용한 그림이지요.

이와 같이 우리는 사물을 볼 때 자신이 지니고 있는 어떤 선입관이나 정보 가운데 가장 근접한 것을 바탕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심리적인 기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접속하게 되면,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진 자신의 지식과 정보에 의해서 우리 지능은 가지고 있는 정보들 가운데 이와 가장 유사한 것들을 꺼내어 그 이미지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에 따라서 새로운 것을 인식하는 거쉬탈트가 다르기 때문에 사물을 인식하는 것이 각각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들은 이미 확정적으로 결론이 난 일에서 보다는 새로운 일에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각각 이미지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이 지니고 있는 정보에 따라서 그 이미지는 더욱 부각되게 됩니다. 거쉬탈트는 인접한 유사한 것끼리 더욱 강하게 작용하게 하기 때문에 느끼는 것에 대해서 강한 신념을 만들어냅니다. 영적인 일은 새로운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거쉬탈트가 작용할 여지가 더 많습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듯이 경험한 사람의 거쉬탈트에 따라서 다르게 인정되는 부분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언급되고 있는 상당부분의 용어들 가운데 거쉬탈트의 영향을 받은 용어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입신', '영서', '랄랄라 방언' 등의 말들이 그런 것입니다. 이런 말들은 성경을 면밀하게 연구한 것이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거쉬탈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영적인 일에서 자신에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거쉬탈트에 의지하기 마련입니다. 성경을 면밀히 살피고 연구하여 정의하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관련된 학문을 연구하는 일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우선 손쉬운 거쉬탈트에 의지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주관적인 거쉬탈트를 어떻게 객관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영적인 일은 실체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이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이 행하시는 일을 목격한 사람들은 자신의 거쉬탈트에 따라서 평가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에 대한 평가가 중구난방이었지요.그 때 주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때 시몬의 대답은 "주는 살아계신 그리스도이며, 하나님이 아들입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이 고백은 베드로의 거쉬탈트가 아니라 성령님의 지식에서 온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가르침인 성경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성경을 이해하는 데도 역시 하나님의 영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성령의 도우심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었던 베드로처럼 말입니다. 형상과 형태를 취하여 하나님을 믿으려는 경향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특히 어려울 때 그런 경향이 짙어집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그들은 보이는 형상을 만들어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위로를 이끌어내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그와 같이 어려운 일을 만나면 거쉬탈트를 작용시키려고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하듯이 어려움에 빠지면 이것 저것 가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을 만난 사람이 이단에 빠지는 경우가 많지요.

막연한 것을 가지고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생각하여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은 성경을 임의로 펴서 나오는 성구를 가지고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일반 성도들은 개인적으로 그렇게 해서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전문 사역자에게 이런 거쉬탈트적인 행위는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여집사가 집을 마련하는 일로 담임목사에게 상담을 했습니다. 담임목사는 기도하여 결정하기로 하고 기도에 들어갔습니다. 부흥강사로 다니는 분이라 성도들은 신령한 목사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기도 중에 환상에 붉은 벽돌과 푸른색 지붕이 보였습니다. 이 목사는 이것이 응답이라고 믿고 그날부터 동내를 다니면서 그런 집을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여 집사도 열심히 찾았지만 도무지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이 일로 여러 가지 낭패를 경험한 이 여집사는 신령한 것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이 거쉬탈트에 의해서 판단하거나 임의로 결정한 것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령의 올바른 인도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면 이런 실수를 하게 됩니다. 성령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이용하여 우리에게 응답을 주십니다. 따라서 우리의 본성인 거쉬탈트를 주님이 이용하시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도 깊은 통찰력을 얻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드시 말씀과 성령의 내적 증거를 고루 살피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전문 사역자라고 해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90%의 확증을 얻었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일 가능성에는 아직 10%가 모자랍니다. 그러므로 그 나머지 10%의 확증을 얻기까지 기다리고 살펴야 합니다. 기드온은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지만 그것에 대한 확증을 얻기 위해서 하나님에게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나무라지 마시고 말씀해주세요"라고 질문합니다. 이런 질문을 거듭했지만 하나님은 책망하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도 역시 여러 차례 "죄송하지만 여쭈어보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여러 차례 같은 질문을 합니다. 우리는 거듭 질문해서 책망 받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지 않고 속단과 짐작으로 일을 처리하는 속전 속결 때문에 책망을 받습니다.

우리 모두는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 거쉬탈트를 주님이 다루시도록 내어 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발가락이 닮았네"처럼 임의로 타당한 조건을 찾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려는 실수를 해서는 안되지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과 영성이 깊은 지도자들의 지도와 성령의 인도하심을 통해서 온전한 식별력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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