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노시스(kenosis)

결혼한지 거의 10년이 되는 30대 중반의 젊은 부부는 늘 부부 싸움으로 사이가 좋지 못해서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대학에서 서로 만나 여러 해 동안 교제를 나누다가 결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신혼 초부터 의견차이로 서로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성격차이이며, 어느 정도 지나면 곧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모두 믿는 가정에서 성장하였고 정상적인 교육과 가정 분위기에서 생활해 온 중산층 가정이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자주 싸워서 양가에서 여러 차례 권면도 했지만 그 때 뿐이었습니다. 사실 이들 부부가 싸우는 이유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고 싸우고 난 다음에는 이런 자신들이 한심해 보여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며칠이 못 가서 역시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성격이 무난해서 사람들에게는 좋은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모범적인 사람이었고, 직원들에게도 자상해서 이들 부부가 그토록 오랫동안 부부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교회에서도 역시 이들 부부는 모범적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렇게 끝없는 소모적인 싸움에 서서히 지쳐갔고 이제는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시점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싸우는 내용이 너무나 사소한 것이어서 사람들은 이들 부부가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여겨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하는 마음을 가져 보라고 권하기도 하였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싸울 때는 몰랐지만 싸우고 난 다음에는 도대체 자신들이 왜 싸워야 됐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런 자신에게 화가 나서 또 싸우게 되었습니다. 싸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있지만 이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항상 머리 속에만 맴돌 뿐이며 행동으로는 서로 상처를 주는 말만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로 상처를 주고 그것이 다시 빌미가 되어 서로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 반복되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이 차츰 자라면서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생겼지만 싸움이 시작되면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이런 감정 싸움은 끝이 날 것 같지 않아 이제 이혼할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이 문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있고, 결혼 생활을 깨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자신들의 의지와는 달리 계속되는 다툼에 지쳐 이제 이런 생활을 끝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에게 이런 문제가 생긴 원인이 자신들의 성격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주 이상적인 부부 같지만 사실 자신들은 서로 성격이 맞지 않고 이 성격차이는 서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부부가 지니고 있는 이 문제가 성격차이에서 온 것이 아님을 몇 가지 이유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여러 해 동안 서로 교제하였고, 그리고 사회 생활에서도 사람들과 무리 없이 잘 어울리며, 회사 생활에서도 별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교회 생활에서도 별로 문제가 없었으며, 성격이 그렇게 모난 것도 아니어서 대인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에 서로 상처를 주고 있고 이 문제가 10여년 동안 전혀 개선되지 않고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것은 성격이나 기질의 문제가 아니라 영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의 배후에 있는 악한 영의 영향으로 인해서 계속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부부에게 다투게 하는 악한 영의 존재와 그 악영이 어떤 통로를 타고 들어온 것인지, 그리고 이 악령이 이들 부부를 이렇게 10여년이나 괴롭힐 수 있었던 발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 악령을 내어쫓으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들 부부의 가족력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표면적으로 이들 부부는 아주 정상적인 중상층 가정에서 성장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가정은 아버지가 재혼한 가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남편이 어렸을 때 이혼하고 새로운 여자와 재혼해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새 어머니에게서 자랐고 마음씨가 좋은 새 어머니는 남편을 잘 키웠습니다. 이웃들은 그 부부가 재혼한 부부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 정도로 가정에는 별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내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해 온 것입니다.

아내의 가정은 아들이 3명이고 딸은 한 명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공주처럼 대접을 받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주병처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학교 생활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집 안에서는 아주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결혼한 이후에도 친정 부모는 딸에게는 매우 관대했고, 딸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즐거워했습니다. 이런 딸이 매일 부부 싸움을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속이 말할 수 없이 상해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의 가족력을 알게 된 후 문제의 핵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를 괴롭히는 악한 영은 분리의 영이었습니다. 부부 관계를 깨는 그런 영입니다. 이는 남편의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이것이 이제 아들 부부에게로 옮겨온 것입니다. 이들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이혼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이제 그 한계에 이른 것입니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문제를 오로지 육적인 관점에서만 보아왔고 그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이제 이들 부부의 문제가 자신들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악한 영의 역사임을 일깨워주고 이 악한 영을 내어쫓기 위해 이들에게 유전된 죄의 처리와 아직 살아계신 남편의 부모에 대한 죄의 고백과 처리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의 아버지가 이혼한 것이 남편이 10세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분리하게 하는 악한 영이 아버지에게 했듯이 이 남편에게 동일하게 역사하고 있고 이제 그 시점에 이른 것입니다. 아버지와 같은 절차를 따라 이혼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남편이 새 어머니에 대한 감정의 처리 그리고 새 어머니에 대해서 들어내놓고 미워하지는 않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원망했던 것들에 대한 처리를 행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연관된 사람들의 문제를 하나씩 처리함으로써 그토록 오랫동안 이들 부부를 괴롭혀 온 악한 영이 떠나갔고 이후에 이들은 싸우는 일이 전혀 없게 되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싸우려고 해도 싸울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에는 싸우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싸우게 되었지만 이제는 싸우려고 해도 싸울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하고 기쁨이 넘쳐 새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속 사람의 치유로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우리는 죄로 인해서 마귀에게 그들이 들어와 자신들을 괴롭힐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였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해서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귀는 간사하여 우리가 죄를 지은 그 즉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오래 기다렸다가 우리가 그 죄를 기억하지 못할 즈음에 마귀는 역사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인해서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그 까닭을 쉽사리 찾아내지 못하고 엉뚱한 것으로 오해하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는 마귀가 원하는 바이며 마귀의 이끄는 방향으로 서서히 휩쓸려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마귀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사람은 그것이 자신의 기질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신의 성격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성격과 기질 때문이므로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숙명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마귀의 속임수가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유전된 기질이라고 해서 그것이 숙명적으로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상당 부분은 그 부모로부터 유전된 기질은 선대의 죄로 인한 악한 영의 영향입니다. 죄로 인한 영향으로 생긴 기질과 같은 영향은 죄의 처리를 통해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이 기질로 오해하게 된 악령의 영향은 그만큼 많은 세월을 거쳐 우리 몸에 악습으로 베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완전히 처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항상 성령 충만을 통해서 우리는 이 죄를 처리하고 죄의 악습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우리는 이 죄의 악습에서 오래지 않아 완전하게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기질로 오해하고 있는 악한 습관들이 있다면 성령의 도움심으로 처리하여 자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