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기도에 이르려면!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면서도 기도를 통해 주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님과의 교제를 간절히 사모하면서도 그것이 그리 말처럼 잘 되지 않아 갈등을 겪고 있지요.
영성에 관한 많은 책을 읽고 그대로 해보려고 해도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잘 되지 않아 포기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런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지도를 해도 쉽게 되지 않는 것을 경험합니다.
주님과의 영적 교제를 이루는 것은 사람의 어떤 행동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먼저 이해하기 바랍니다. 즉 주님의 은혜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주님이 자신에게 오시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행동으로도 주님과의 친밀함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자신에게 다가오신는데 우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이 점에 대해서 점검하기로 합시다.
주님은 마치 태양과 같아서 우리에게 항상 그 빛을 비추어주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름이 끼었다든가, 건물이 해를 가리고 있다든가, 실내에 있다든가 하면 햇빛을 볼 수 없는 경우와 흡사합니다.
그러면 자신에게 이러한 방해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먼저 점검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장애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방해되는 것들이 제거되었다면 이제는 주님과의 친밀함을 느끼는 요령에 대해 이해할 차례입니다.
주님은 자신에게 다가오시는 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무지로 인해서 주님과의 친밀함을 맛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는 주님에 대한 오해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가 매우 신비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일상적인 것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무언가 특별하고 색다를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주님과의 친밀함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우 일상적이고 무미한 것같은 관계라는 사실을 소중히 해야 합니다.
남녀가 결혼하면 무언가 색다르고 신비할 것 같은 상상을 하지만 정작 결혼하면 일상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곧 깨닫듯이, 주님과의 친밀함 역시 그런 일상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주 평범한 속에서 주님을 느끼도록 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기도하면 단순하게 떠오르는 생각들로부터 주님을 붙들기 바랍니다.
지금 기도하는 이 시간에 주님이 내 영혼을 만져주시고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신다는 생각을 가지고 주님과 대화를 시도하십시오.
이는 마치 넉두리를 하는 사람처럼 무슨 말이든지 주님에게 말을 건네십시오.
그러면 마음 속에 주님의 반응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주님과의 대화일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그 느낌을 주님과의 대화라고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런 교제가 자꾸 반복되면 점점 느낌이 강해지고 대화의 내용도 구체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흔히 겪는 어려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지루함입니다.
방언의 은사를 처음 받은 사람은 기뻐서 어쩔줄 몰라합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시큰둥해합니다. 이처럼 주님과의 친밀함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지루함이 문제입니다. 지루함을 지루함으로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부부가 날마다 보는 얼굴이지만 그 얼굴에 싫증을 느끼면 가정이 파탄이 나지만 건강한 부부는 매일 보는 얼굴에 절대로 싫증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처럼 주님과의 교제에 대해 지루함을 느껴서는 안됩니다.
날마다 주님과의 교제가 꿀맛이 아닙니다. 많은 시간의 지루함이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지루함 역시 주님과의 교제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지루함이 지나면 다시 기쁨이 넘치는 날이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반복하면서 주님과 더욱 깊어져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간혹 아주 드믈게 주님의 깊은 곳에 이르는 황홀경(trance)을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기도를 통해서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주께 이르는 방법들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놓칠 수 있습니다. 엠마오로 향한 주의 제자들은 주님과 동행하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듯이 지금 자신에게 오셔서 말씀하시는 주님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살펴보기 바랍니다.